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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지식 기초

의류 소재가 되기 위한 조건

by moment_MY 2023.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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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소재인 원단은 너무 무거워서도 안 된다. 사슬 갑옷 내 의를 외출할 때 외투 안쪽에 입고 다니면 웬만한 사고에도 우리는 죽지 안 올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너무 무겁다는 것이다. 무거운 옷은 잘 팔리지 않는다. 팔리지 않는 옷은 우리의 관심거리가 아니다. 햇빛에 약한 소재도 사용에 제약이 된다. 아세테이트 레이온 Acetate rayon은 그래서 안감으로밖에 쓸 수 없다. 의류 소재는 '열전도율' 또한 중요하다.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알루미늄을 유연한 원단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하자. 이 원단으로 셔츠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 여름에는 시원할 것이다. 하지만 셔츠가 몸에 닿을 때마다 한여름이라도 소스라치게 놀랄 것이다. 벨트의 금속 버클이 배꼽 근처에 닿을 때마다 생기는 불쾌한 느낌을 상상해 보면 된다. 누군가를 몰래 죽이고 싶으면 영하의 기온에 이 셔츠를 입혀 집 밖으로 내보내면 된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의류 소재는 마찰에 견뎌야 한다. 사람은 옷을 입고 활동한다. 그 과정에서 옷은 끊임없이 서로 스치고 펄럭이며 무언가에 부딪히기도 한다. 특히 마찰에 자주 노출되는 엉덩이나 팔꿈치 같은 부분은 마모에 강해야 하므로 니트로는 견디기 어렵다. 이렇게 마모에 약한 니트는 바지의 소재로 사용되기 어렵다. 딱 한 시즌만 입겠다면 몰라도 말이다. 의류 소재는 착용 중은 물론, 세탁 후에도 원래의 형태가 유지되어야 한다. 축 늘어지거나 비틀어지거나 너무 수축하여도 안 된다. 저절로 돌돌 말리는 원단도 부적격이다. 바느질이 어려운 소재도 사용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섬유의 성능에서 알아보기로 하자.
섬유는 우리말로는 두 가지 뜻이 있다. Fiber라는 원래의 의미와 Textle이라는 소재 전반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영역을 의미하기도 한다. 섬유(w, fiber, fibre)는 길이가 너 비보다 현저하게 긴 형태의 천연 또는 인공 물질을 일컫는다.
-위키백과-
미국의 ASTM은 길이가 폭보다 100배 이상 더 긴 고체를 섬유라고 정의하고 있다. 점은 0차원이다. 선은 1차원이고 면은 2차원 그리고 공간은 3차원에 해당한다. 따라서 섬유는 1차원이고 원단은 2차원 그리고 의류는 3차원 물질이다.
-섬유 지식-
왜 섬유인가?
모든 의류 소재는 '섬유'로부터 출발한다. 실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왜 일까? 의류는 2차원 평면인 원단을 입체적으로 재단하여 3D 형태로 만드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 물론 실 그 자체로 3D인 옷을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이 편직 기술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일단 원단을 만든 다음, 이를 재단하고 봉제하여 의류를 제작하는 편이 가성비가 더 많이 들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2차원 평면인 원단인데 이것을 만들기 위해 섬유부터 출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류 소재가 되는 2차원 평면은 철판이나 합판처럼 딱딱하고 유연성이 없으면 불편하고 행동에 제약을 준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인간 m man을 떠올려 보면 된다. 옷은 모름지기 인체의 굴곡을 따라 휘어지고 관절이 꺾이는 방향을 따라가야 움직임에 제약을 주지 않고 크기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재가 유연성과 탄력성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부드러움을 추가하면 더욱 좋다. 그런 평면 소재는 가죽이나 고무 같은 극히 일부뿐이다. 하지만 전혀 유연성이 없는 소재라도 작 은 부품으로 나누어 움직이는 관절 마디가 있도록 설계하여 평면을 만들면 휘어지게 할 수 있다. 철은 유연성과 탄력이 전혀 없지만 먼저 섬유 형태로(철사) 만들고 이를 잘라 고리를 만든 다음 다른 고리와 연결하면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런 고리들을 목걸이처럼 다수 연결하면 체인처럼 자유롭게 휘어지는 1차원 선형으로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1차원 형태인 목걸이들을 길이 방향이 아닌 폭 방향으로 연결하면 2차원 평면 형태를 얻을 수 있다. 철로 만든 이 원단은 3차원 곡선을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유연성 있는 평면 소재이다. 이런 원리로 철보다 가볍고 쾌적한 소재를 찾아 이를 섬유 또는 실로 만들고 엮어서 원단을 만들면 의류 소재의 가능 범위가 크게 확장된다.
자연은 복잡하지 않다
만약 어떤 소재가 철과 달리 애초에 섬유 형태를 띠고 있다면 제조과정이 훨씬 더 쉬워진다. 길이가 폭보다 100배 이상 큰 1차원 형태의 고체를 '섬유 정의할 수 있다면 자연에서 '섬유'의 조건을 만족하는 고체는 의외로 쉽게 발견된다. 동물의 털이 바로 그것이다. 식물의 줄기는 물론이고 심지어 광물질인 석면도 그중 하나이다. 만약 섬유 형태인 데다 유연성까지 갖추고 있다면 실로 만들기 더욱 쉬울 것이다.
Silk나 거미줄은 섬유 -> 실의 제조 과정 없이 그 자체로 실이다. 단 한 가닥만 있어도 실 형태가 된다. 물론 아주 질기지 않으면 원단을 만들 수 없으므로 여러 가닥을 합쳐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충분히 긴 섬유 소재 또한 드물다. 따라서 자연에서 구하기 쉬운 유연성 있는 짧은 섬유를 여러 개 합쳐 원하는 길이만큼 제조하고 굵기도 조절 가능하다면 그것으로 2차원 형태인 원단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수확이 끝난 벼 줄기를 말린 것을 짚이라고 한다. 짚은 약하고 부서지기 쉽지만 여러 가닥을 모아 비틀어 꼬면 상당히 튼튼한 밧줄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새끼줄이다. 이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모든 유연한 섬유는 꼬아서 w st 더 질기거나 더 굵은 실로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실의 발명이다. 이렇게 만든 실로 목적에 맞도록 크기나 두께를 설계하여 원단을 엮는 것이 가능하다. 새끼줄을 엮어 원단으로 만든 것을 '가마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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